[이코노미조선] "오픈마인드 가져야 신약 개발 가속"
Mar 30, 2021
전 세계가 ‘게놈 산업’ 주도권을 잡기 위해 소리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개인 유전체 분석 사업은 빅데이터의 핵심으로, 맞춤 치료부터 화장품·식품까지 활용 분야가 많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유전체분석을 바탕으로 항암신약을 개발하는 기업까지 등장했다. 바로 글로벌 제약사의 러브콜을 받는 ‘메드팩토’다. 메드팩토는 아스트라제네카, MSD 두 곳과 면역항암제 병용 투여 공동개발을 하고 있고, 미국 프레드 허친슨 암연구센터와 임상시험도 공동으로 진행한다. 메드팩토의 성과에는 김성진 대표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한몫한다. 그는 미국 국립보건원(NIH)에서 종신수석연구원을 지낸 바 있다. 2007년 귀국해서도 미국에서부터 연구한 ‘TGF-β(암의 성장·전이를 촉진하는 물질)’에 대한 연구를 놓지 않고 국내외 인재들과 교류를 이어 갔다. 한국인 최초, 세계에서 5번째로 개인 유전체를 해독하는 성과를 냈고, TGF-β를 억제하는 백토서팁 기반 항암제를 개발하는 데도 힘쓰고 있다. 다음은 1문 1답.
바이오 기업에 네트워크가 왜 중요한가.
“연구도 논문도 제일 먼저 낸 사람이 가장 주목받는다. ‘스피드’가 굉장히 중요하다. 만약 기초연구를 하는데 유전자 조작쥐가 필요하다고 치자. 우리나라에서 하려고 하면 해당 사업을 하는 기업이 많지 않아서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는데 교류가 있는 일본 연구소에 요청하면 빠르게 해결할 수 있다. FDA 임상도 미국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다른전문가를 소개받거나 아이디어가 괜찮은지 여부를 확인받는 것도 가능하다. 다양한 네트워크를 활용해 가능성을 타진하면서 수준 높은 신약을 개발할 수 있는 셈이다. 국내에서는 해외에서 온 바이오 전문가를 보면 경쟁자로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서로 공동연구하거나 협력하는 오픈마인드를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
한인들의 해외 네트워크는 없나.
“물론 있다. 재미한인제약인협회, 펩스(FEBPS) 등의 모임이 활발하다. 미국 국립보건원에도 한국계 미국인 모임이 있고,뉴잉글랜드 지역에 거주하는 한인 바이오연구자들의 학술교류 단체인 뉴잉글랜드생명과학협회(NEBS)도 있다. 많은 제약인과 생명과학 연구원이 모이기 때문에 인재를 발굴하고 채용하는 역할도 한다.
”미국에 있던 바이오 인재들의 귀국행이 늘고 있는데, 왜 그런가.
국내 바이오 인력은 충분한가.
“국내 바이오 기업의 자금력이 커지면서 글로벌 인재를 데려올 수 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 외국인의 비자를 쉽게 발급해 주지 않은 것도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다. 그러나 바이오 인력은 여전히 부족하다. 우리나라는 기초과학에 관심을 두기보다는 의사, 약사로 빠지는 경우가 많고 계속 해외에 있으려고 하는 경우도 많다. 반면 중국은 해외에 기초과학을 공부하러 나가더라도 다시 돌아가는 사람이 많다. 중앙정부, 기업, 지방정부, 규제기관까지 모두 힘을 합쳐 인재를 모셔오는데 애를 쓰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 정부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정부는 20~30년 동안 기초연구 투자에 힘써 왔다. 물론 기초과학 저변을 넓히는 게 필요했고 집중할 만한 사업이 없었기 때문일 거다. 이제는 일본, 미국처럼 장기적이고 수준 높은 기술을 발전시키는 데 도움을 줘야 한다. 정부, 학계가 머리를 맞대고 어떤 산업을 키울지 고민해야 한다.
커버- 해외파_김성진_p.pdf